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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砥柱中流25] 홍곡(鴻鵠)과 참새(燕雀)

지비저널 기자 입력 2021.04.11 12:25 수정 2021.04.11 12:28

홍곡(鴻鵠)과 참새(燕雀)

                    -소설가 정완식

 

 선거가 끝나자마자 순식간에 코로나 확진자는 6백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확진자의 급증에 정부는 지금까지처럼 별다른 대책도 세우지 않고 확진자 숫자만 발표하고 있다. 국무총리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현행거리 두기 유지, 5인 금지 유지, 유흥시설의 집합을 금지하고 앞으로 3주간 강도 높게 방역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노래연습장, 헬스장, 식당, 카페는 언제라도 밤 9시까지로 제한을 검토한다고도 했다.

 

 AZ백신을 국민 일부에게 맞히려고 경찰차로 호위하며 들여와 접종을 시작했는데 OECD 꼴찌는 물론, 세계 100위 안에도 못 드는 늦은 조치였다. 그간 이 백신에 대한 부작용이 선진국에서도 우려가 돼 왔다. 그럼에도 도입해 국민에게 접종을 시작했다. 결국 혈전을 일으킨다는 의심이 들자 선거가 끝난 순간 그날 예정돼 있던 특수교사와 보건교사부터 접종을 보류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백신확보에 뒤쳐졌을 때 여당과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며 4월부터 백신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했다. 이른바 ‘K백신’지원이었다. 백신계약을 처음 꺼낸 것은 선진국들이 백신계약을 완료하고 나서야 지시가 나온 것이다. 국민건강에 무심한 무능이 아니면 코로나를 통한 독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조치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과 고통을 전제로 한 지금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의 밤 9시, 10시 영업 중단 같은 정부 대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를 핑계로 독재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러자 서울시청 앞에는 페미니스트들이 점령했는데 표면적인 구호는 페미니스트 시장을 원한다는데 안 물어봐도 현 서울시장에 대한 행악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하지 못한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가장 황당한 일은 대통령의 백신접종 의혹이었다. 일부 국민들이 칸막이 뒤에서 벌어진 “백신 바꿔치기 쇼”라고 비난하자 ‘가짜뉴스’라며 의혹을 제기한 글과 영상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 지체 높은 나리들은 국민들이 비판하거나, 풍자를 하면 ‘가짜뉴스’라며 화를 벌컥 내고 처벌하겠다고 협박한다. 국민들이 백신 바꿔치기를 의심하는 것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역과 백신정책을 겪으며 경제가 망가지고 사회적인 삶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국민건강에 무관심, 무대책인 조치 때문에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가짜뉴스’가 생겨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이다. 국민들의 불만을 가짜뉴스로 몰아 수사하고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국민 모르게 칸막이 뒤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토지 투기에 골몰해 치부하라고 권력을 쥐여 준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마치 당연한 듯이 해내고도 ‘너희들은 안 했냐?’라고 하니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기간 동안 여당 후보는 정책경쟁은 오간 데 없고 생떼라도 쓰듯이 생태탕이나 페라가모만 앵무새처럼 읊어댔다. 철없는 넋두리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긴 워낙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니 생태탕 식당이나 페라가모 구두 가게부터 살리려고 선전해 준 홍곡의 뜻을 참새들이 몰랐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의 홍곡은 하늘 높이 떠서 참새들을 육식조로부터 보호하며 이끌고 가는데 우리의 홍곡은 날갯짓은 하지 않고 구중궁궐에 틀어박혀 참새가 날자고 하면 ‘가짜뉴스’라며 부리로 쪼아대는 시절이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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