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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한티 가는 길, 칠곡군 가실성당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임호성 기자 입력 2021.01.23 09:38 수정 2021.01.23 09:44

우리 구미에는 신라불교 초전지가 있다

 

    

↑↑ 한티 가는 길의 시작점 왜관 가실성당


한티는 우리말로 큰 재를 뜻한다.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한티는 대구 팔공산과 칠곡 가산 그리고 군위를 이어주는 큰 고개다. 이 한티에 천주교 순교성지가 있다.

 

한티는 박해를 피해 한티에서 숨어 살던 천주교도들로부터 시작한다. 을해박해(1815년)와 정해박해(1827년) 당시부터 천주교 신자들이 한티로 피해갔다고 추정하고 있다. 1860년 경신박해가 끝나면서 교우촌이 형성되었고 병인박해(1866년) 수난을 겪었다. 그들이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나기 위해 숯 등을 팔러 다니던 그 길, 그 두렵고도 막막한 길을 걸으며 그들의 신앙은 더욱더 깊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 한티는 그렇게 살아가던 그들이 배교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순교를 했으며, 또한 그 자리에 묻혔다고 전해오는 특별한 성지다. 그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신앙이 존재하는 그곳이 바로 천주교 한티 순교성지이다.

 

한티 가는 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한티에는 야고보 같은 성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순교자들의 무덤들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사람들이다.

 

한티를 가는 길은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에서 시작한다. 칠곡군청 개청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사랑의 숲, 희망의 고갯길’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길이 ’한티 가는 길‘의 시작이었다. 가실성당은 1895년 설립된 조선교구의 11번째 본당이다. 성당과 사제관은 1924년 완공됐으며 성당 및 구사제관은 2003년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됐다.

 

↑↑ 한티 가는 길에 찍는 스탬프 책자 '그대 어디로 가는가'

한티 가는 길 스템프 책자에는 ‘그대 어디로 가는가'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가실성당에서 한티성지로 가는 길은 45.6km라고 한다. 그리고 그 구간은 5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져있다, 1구간이 돌아보는 길, 2구간은 비우는 길, 3구간 뉘우치는 길, 4구간 용서의 길, 마지막 5구간은 사랑의 길이라 명명되어 있다. 가해 받았던 그들과 함께 이 구간을 걸어가는 길, ’그대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너무나 진지하고 진정성 있게 받아 드려졌다.

 

한티 가는 길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비신자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종교를 떠나 한티로 걸어가면서 자연경관을 보면서 스스로 힐링을 위해 걸어가는 길이 되었다고 한다.

 

한티 가는 길을 바라보면서 우리 구미에는 신라 불교 초전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호자(아도화상)가 숨어살던 모례의 집과 우물(井)이 있으며, 아도화상이 지은 신라 첫 번째 사찰 도리사도 존재하고 있다.(묵호자와 아도화상이 같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과 현재의 도리사는 이전했다는 이설이 있다)

 

칠곡군은 군개청 100주년을 맞아 ‘한티 가는 길’이 탄생했다고 한다. 우리 구미도 구미의 문화와 전통을 다시 써야 한다는 말이 구미시청의 관광진흥과의 신설과 함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관광과 문화가 꽃을 피워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구미에 새로운 문화와 전통이 정립될 것을 바래본다.

 

종교와 문화 그리고 자연경관이 함께하는 ‘한티 가는 길’처럼 힐링 할 수 있는 곳이 구미 시민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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