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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砥柱中流12] 코로나와의 전쟁

지비저널 기자 입력 2021.01.03 13:30 수정 2021.04.04 13:39

코로나와의 전쟁

        -소설가 정완식

 

 지난 연말에 충격적인 사진이 도하 언론에 보도되었다. 동부구치소 수용자가 창살 사이로 손을 내밀어 흔드는 종이 핏켓 사진이었다.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 외부 발송금지"

 법무부에서는 이 종이 피켓을 내민 수용자에 대해 방충망 파손 협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마스크마저 지급되지 않아 생지옥이 된 동부구치소는 1명의 사망자와 748명의 확진자를 냈다. 동부구치소 확진자들을 청송으로 옮기자 청송교도소 직원들이 휴가와 사표를 내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 비극적인 장면들은 솔제니친이 쓴 저작들이 오늘 우리 시대에 현실에서 재현되는 듯했다. 사람의 모임을 통제하는 거대한 수용소에 들어선 낯선 느낌과 다를 바 없었다.

 

 재작년인 2019년 1월 1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 감염이 보고된 코로나19(COVID-19)가 작년 3월까지 일부 국가를 제외한 거의 전 세계 국가로 퍼져나갔다. 그동안 8천만 명이 확진되고 1백78만여 명이 사망했다. 범유행성 전염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 인류 최대의 적으로 간주된다.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악화하자 전 세계 유명 제약회사들과 연구소들, 국가기관 등 사상 유례없는 자원과 인력이 백신 개발에 총동원되었다.

 

 마침내 12월 8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선진국들의 접종이 잇따르며 코로나에 대한 수비가 공격으로 전환되었다. 코로나 역시 지지 않아 또 다른 변종을 만들어 내며 재차 공격에 나서 혼전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월 8일, 의심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된 후 집단감염이 시작되었다. 한때 여권과 일부에서는 “우한폐렴”이 아닌 “대구폐렴”라고 불렀다. 대한의사협회와 국민들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외쳤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농성하며 한쪽 성문을 열고 적을 불러들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교육현장은 등교가 중지되고 관광업, 항공업은 초토화되었다. 개인사업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마스크 독점공급업체가 생겨나고 국민들은 구할 수 없는데 중국으로 수출됐다는 소문마저 있다.

 

 선거철이 되자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세금을 풀어 범여권은 180여석을 확보했다. 국고는 탕진되고 세금은 무거워졌다.

 

 국민들이 일상은 통제되고 광화문에서 문재인 사퇴를 요구하던 시민들은 청와대 비서실장에 의해 살인자로 매도되었다. 법무부장관은 말 안 듣는 검찰총장을 찍어내려고 자신의 업무인 외국인 입국금지나 구치소 전염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장관 앞에는 미제사건의 폭증이란 과제도 함께 쌓였다. 언론의 뉴스는 쉬지 않고 코로나 특집을 쏟아내며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나열했다. 국민들이 확진자 수와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이목이 쏠린 동안 「대북전단금지법」, 「5·18왜곡금지법」, 「국정원 개정법」, 「공수처 개정법」 같은 법률들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같은 양동작전은 대단한 작전능력을 발휘했다.

 

 가을부터 독감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101명 사망했지만 방역당국은 대부분 접종인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연말이 되어 동부구치소 사태가 터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2분기에 모더나가 한국에 백신 공급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국민들은 환호하지 않았다. 정부발표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없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모더나의 공식 입장은 그런 약속이나 공급 보장을 해 준 적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도 패하는데 국가안보를 지킬 능력이나 있을까?

 

 추미애 장관은 “소설쓰시네”라는 명언(?)을 남겼지만 소설은 저들이 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뒤섞어놓은 결정판이다.

 

 이 거대한 위기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몸살앓이를 하는 중이라 믿고 싶다. 위선에 맞서는 용기로 다시 위기에 빠진 경제를 일으키고 나라를 바로잡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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