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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시타비(我是他非)

임호성 기자 입력 2020.12.29 22:38 수정 2020.12.29 22:51

아시타비(我是他非)

 

아시타비(我是他非),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인데, ‘내가하면 옳고 남이하면 틀렸다’는 뜻이라고 한다. 신조어인데 내로남불과 비슷한 말이라고도 한다. 혹자들은 문재인 정권을 두고 이르는 말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을 살펴보자.

 

2019년 6월, 당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 윤 후보자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 밝히며 윤 후보자에게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이렇게 정권의 호의를 받던 윤석렬 검찰총장은 조국 전법무부장관 임용에 대한 반대와 수사 그리고 정권 실세들이 관여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울산 시장 선거 등의 수사로 인해 정권과 각을 졌다. 그리고 급기야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중앙일보 사주와의 부적절한 만남,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검찰총장으로서 초유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 받는다.

 

그러나 12월 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에서 윤석렬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효력 정지 일부를 인정하면서 윤 총장은 직무배제 일주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그리고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윤 총장은 직무에 복귀한다.

 

또한 23일, 정경심 교수는 1심 선고에서 징역 4년, 벌금 5억 원 과징금 1억3894만원을 추징 받았다. 특히, 자녀 입시 비리에 관한 7가지 협의는 모두 유죄가 됐다.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인턴 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체험활동 및 논문 제3저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보조연구원 활동 확인서, KIST 인턴확인서, 호텔 인턴 확인서 등 모두를 허위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물론 현재 1심 선고가 끝난 상황이지만 그 과정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과 김두관 국회의원은 “경위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다”고 해명하지만, 최성해 전동양대 총장은 “정경심 교수의 요구대로 말해 달라”라는 류의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섣부른 접근은 유시민 이사장을 좋아했던 일부 중립적 국민으로부터 등을 지게 만들었다.

 

또한 25일,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유죄 선고를 두고 “그게 유죄면 그 시절 부모들 다 감옥간다”고 밝혔다. 만약 정경심 교수처럼 편법과 어긋난 행동으로 원하는 대학을 진학했다면, 그 시절 부모들 모두 감옥에 가야 한다는 것이 일반 시민들의 생각이다. 그것은 명백한 범죄이며,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주어져야할 ‘기회는 평등’하게 라는 국정철학에 어긋난 행동이 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조국 전법무부장관의 파동을 거치면서도 민주당은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이 됐다. 그것은 촛불의 승리만이 아닌 대한민국 역사의 진보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동원했다.

 

또,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탄핵을 외치고 있다. 만약 윤석열 검찰총장의 탄핵은 분명히 국회를 통과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라는 새로운 관문이 그들을 맞이하게 된다. 통과하든 통과하지 못하든...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민주당에는 혼자 빨리 가려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또한 스스로 영웅이고자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간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다. 그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 그 길이 바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부족하지만 모두 함께 가는 것이 더 멀리 갈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그리고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진짜 팩트는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인(大韓民國人)이라는 것이다.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아니라 아시타시(我是他是), 나도 옳고 너도 옳은 세상을 꿈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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