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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砥柱中流1] 반세기 구미를 생각한다.

지비저널 기자 입력 2020.10.20 19:56 수정 2021.04.04 13:33

반세기 구미를 생각한다.

                        -소설가 정완식

 

구미공단 건립 50년, 구미시 승격 40년이 지났다. 한때 10만여 명의 종업원들이 세계 경제의 어려움과 파동 속에서도 격랑을 헤치며, 구미를 우리 경제발전의 상징적인 도시로서 성장시켰다. 기업은 세계 유수의 회사들과 겨룰 만큼 발전해 국내 대표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온갖 난관이 닥쳐도 구미공단의 불은 꺼진 적이 없었다. 국가는 기능공을 교육했고 그들은 현장에서 기술개발에 몰두하며 가정용 전화기에서 지금은 모바일로 세계를 주름잡는 경제로 우뚝섰다. 

 

↑↑ 소설가 정완식 선생

7,80년대 섬유·전자 산업을 시작으로 90년대 가전, 전자, 2천 년대 들어 모바일, 디스플레이와 의료기기, 자동차 부품, 탄소섬유 등으로 주력산업을 변화하며 한국을 리드해온 구미경제는 대한민국 경제의 축소판이었다. 이 시대 구미시민이 거둔 불멸의 업적이자 위대한 승리였다. 구미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세대였다.

    

1995년 이래 직선 시장이 행정을 맡아온 구미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2005년 수출 3백억 달러를 돌파한 후 명실공히 전자산업의 메카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나 2015년 3백억 달러 수출에 실패하고 2019년에는 2백50억 달러 선마저 무너지며 퇴화일로였다. 올해도 그 연장선에 머물 것이다. 수도권의 규제 완화로 대규모 공장이 밴드 기업들을 데리고 옮겨갔다. 즉, 모바일은 해외로 디스플레이는 파주로 이전한 것이 그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기업과의 경쟁은 격화되니 성장 동력을 잃은 구미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행정을 담당한 구미시장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남았다. 경제침체의 원인을 오로지 시장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공직자의 등 뒤에 말이 생긴다는 것이 그리 좋은 일이 아닌 듯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했다. 선거 과정에서 저마다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하거나 능력을 과시하며 발전의 적임자로 자임했다. 당선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인기영합주의가 필연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지방자치 시대를 통해 구미는 세 명의 시장을 배출했다. 선거 때면 저마다 구미의 아들임을 자처하고 또는 특정 정당의 대표임을 내세워 시민들에게 표를 받았다. 그들이 과연 시민과 함께 땀 흘리며 호흡했는가? 그들 중 지금은 구미에 거주하며 원로로서 경험을 전하는 이는 누구인가? 이웃 도시의 모 시장은 수해에 손을 걷어붙이고 시민들과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중앙을 찾아다니며 혁신도시를 건설해냈다. 자신이 태어난 고장을 위해 모든 것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 시장에게 묻고 싶다. 집권당 소속이라서 친분이 두텁다는 중앙정치계를 찾아가 지원책을 요구했는가? 신공항 준비 시대를 맞아 무엇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에서 탈출하고 리쇼어링하는 기업들을 유치할 대안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 부도나는 공장들을 막아 현상유지라도 할 대책은 있는가?

 

구미공단 50년 기념행사 영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빠지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만 나온 사실을 시민들은 기억한다. 구미시민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 그들은 최단기간에 허허벌판에 세계적인 전자산업도시를 일구어낸 저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천하흥망(天下興亡)은 필부에게도 책임(匹夫有責)이 있다’는 고염무의 말을 음미해 볼 때이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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