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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샤인 머스켓의 전도사, 박보생 전 김천시장을 만나다!

임호성 기자 입력 2020.09.16 07:51 수정 2020.09.16 08:00

-샤인 머스켓이라는 블루오션, 이제는 수출로 기회를 이어나가야 한다
-통합신공항 이후 우리 김천의 우수 과일로 과일엑스포 준비해야
-박 전시장 “시민프로축구단의 고문? 처음 듣는 얘기다”

gb저널 창간 인터뷰>


김천시 삼락동에서 샤인 머스켓이라는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박보생 전 김천시장.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짓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싱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싱그러움은 아마 줄기줄기 익어가는 샤인 머스켓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만나러 간다.

 

↑↑ 박보생 전 시장이 샤인 머스켓 포도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박 전시장은 말 그대로 농부의 모습 그대로 기자를 반겼다. 그의 퇴임 후 2년의 시간에 대해 물었다. “보시는 것과 같이 퇴임 후 샤인 머스켓(포도)과 벼 농사를 짓고 있다. 또 그동안 못해왔던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소홀했던 집안의 대소사 등에 참석을 하고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소주잔도 기우는 등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때때로 시장 재임시절을 생각해보면 안타깝고 아쉬움도 남지만 무탈하게 임무를 마치게 해준 김천시민들께 늘 감사드린다”며 머리를 숙인다.

 

박보생 전 시장을 샤인 머스켓의 전도사라고 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김천은 과일의 천국이라 불러져왔다. 과일 농사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이나 기후, 풍토 등 천연의 환경을 가졌으며 호두, 복숭아, 자두, 사과, 포도 등이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해왔다. 특히 포도는 캠벨과 거봉을 거쳐 현재 샤인 머스켓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샤인 머스켓을 심게 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포도의 경우 캠벨이나 거봉 같은 경우 우리 김천에서만 심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심어 과잉 생산이 되다보니 경쟁력은 떨어지고 소득은 낮아져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시장으로서 어떻게 타개 할 수 방법이 없는지 연구를 하다 새로운 품종인 샤인 머스켓을 가져 왔다”고 지난날을 회고 했다.

 

“샤인 머스켓을 처음 들여왔을 때 김천시에서는 묘목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심기를 권장했지만 농민들 대부분이 심기를 기피했다. 처음 보는 계열의 품종이었으며, 과연 소득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며, 공무원들의 말만 믿고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늘 새롭게 도전한 농부들이 있었다. 그들이 샤인 머스켓을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내다파는 것을 보고는 농부들의 생각이 달라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샤인 머스켓 농사를 짓겠다고 아우성을 쳤다고 한다”고 말한다. 그의 선견지명이 샤인 머스켓이란 블루오션을 창조했다. 샤인 머스켓의 애초 묘목 값이 4천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2만원을 호가하고 있다고 했다.

 

청포도 계열인 샤인 머스켓은 보기에도 좋고 맛은 더욱 좋다. 몇 년 전 부터 샤인 머스켓은 우리나라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시장까지 강타하고 있다. 샤인 머스켓은 과일 나무 중 현재 단위당 면적 대비 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 중 하나라고 박 전시장은 밝힌다. 박 전시장은 “제 경험을 얘기한다면 첫해는 묘목을 심고 키웠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200평당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 소문이 돌자 너나 할 것 없이 가지(접부치기용)를 좀 달라고 부탁을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졌다”고 겸연쩍어 했다.

 

↑↑ 포도밭 전경

“저 자신이 샤인 머스켓 포도를 김천에서 가장 먼저 짓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샤인 머스켓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는 없었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품종개발은 일본에서 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위도가 비슷하다 보니 기후 등도 비슷하고 샤인 머스켓은 병풍해에도 강하고 당도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고 당시를 설명한다.

 

현재 포화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는 말에 “샤인 머스켓이 너무 많이 생산되면 가격이 조금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포화상태를 걱정하지 않는다. 샤인 머스켓을 수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이나 유럽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샤인 머스켓이 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싱가폴 백화점에서 샤인 머스켓 1송이 가격이 6만 원 이상 책정되어 있었고 일본의 일반 재래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화폐가치로 약3만8천 원 정도를 받았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제가 알기로 농협과 개인 자격으로 수출까지 모두 포함하면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김천에서만 8~90억 원 정도를 수출했다고 한다. 앞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열리면 우리 샤인 머스켓은 오늘 싱가폴이나 태국, 일본으로 수출하면 내일 저녁에는 현지 식탁에 올라갈 수 있게 될 것이다”며 수출에 기대했다. 박 전시장은 “외국 농산물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샤인 머스켓 같은 고가의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농림식품부 등에서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박 전시장에게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면 김천의 과일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외국의 바이어나 관광객을 불러 들여 김천 과일 엑스포를 열었으면 한다. 우리 김천의 농부들과 중앙부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여러 공무원 들이 함께 김천의 길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품질 좋은 우리 김천의 농산물을 공항을 통해 수출한다면 한 달씩 걸리는 뱃길보다는 바로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김천의 농산물의 경쟁력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고 했다.

 

박 전시장은 거기에 덧붙여 “농촌은 고령화가 문제이다. 또한 농사도 아무나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학습해야 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또한 대도시에는 청년실업이 문제인데 도시의 청년실업자를 농촌으로 보내 농사가 평생직장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녀교육, 문화생활보장, 소득보장은 반드시 필수 사양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된다면 농촌과 도시의 문제는 바로 해결된다고 그의 지론을 밝혔다.

 

긴 장마는 많은 비를 뿌렸으며 병충해를 불러 자두나 복숭아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실 코로나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한우 등의 가격이 올랐다”고 말하며 “이러할 때 농사를 제대로 지어 국민들이 면역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긴장마가 아쉽다. 농사는 기후가 가장 큰 변수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가 하루빨리 끝나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걱정스럽게 말한다.

 

김천시민프로축구단의 고문을 맡게 된 박 전시장에게 축구단 발전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렸더니 박 전시장은 의아해하면서 “제가 시민프로축구단의 고문이라니 처음 듣는 얘기다”고 밝혀 잠시 지난 기사를 박 전시장에게 보여 주는 등 인터뷰가 중단되었다. 지난 10일 김천시민프로축구단의 발기인 대회와 창립총회가 열렸으며, 본지와 박보생 전시장과의 인터뷰는 토요일인 12일 열렸다.

 

국민의힘 당원으로 요즘 국정 평가를 부탁했다. “장관으로 스캔들 없는 분도 많이 계실텐데 왜 저렇게 말썽 많은 분을 장관을 시켜 대통령의 인기가 하락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짤막하게 대답하는 그에게서 진정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원로의 풍모가 보였다.

 


현직을 그만두면 더 많이, 더 잘 보인다는 말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 전 시장은 “시장을 할 때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거의 대부분 듣기 좋은 얘기를 많이 한다. 대로(大路)만 보지 말고 뒷골목을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퇴임을 한 후 현직에 있었을 때 듣지 못하던 말과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고도 밝힌다.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러한 부분이 없어질 때 시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고 말한다. 현 시장 등 공직자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시민여러분과 지비저널에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린 것이 문제였다. 그러면 tv토론 등에서 기후 변화 등과 관련해 연구나 걱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한 쪽에서는 4대강이 문제였다고 하자 또 다른 쪽에서는 태양광이 문제였다는 등의 오직 비난을 위한 비난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국민들이 판단을 잘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언론이 이러한 부분에서 사명감을 갖고 정론직필하기를 부탁 한다”고 밝혔다.

 

박보생 전 김천시장은 소탈한 시장이었다. 시장을 퇴임한 지금 역시 그는 자기 집주변의 밭과 논에서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그리고 박 전 시장은 얼마 전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으면서도 농사를 짓고(가지치기 등) 있었고 기자와 인터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밭으로 나와 기자를 기다렸다. 사람이 사람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신뢰를 의미한다.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얼마만큼의 약속을 지키고 살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샤인 머스켓의 전도사 박보생 전 김천시장, 그에게서 상큼한 샤인 머스켓 냄새가 난다.

 

 

 

(참고 : 박보생 전시장의 인터뷰 전과정은 전시장의 동의하에서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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