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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5> 능력과 애향심을 검증해야 할 구미시장

대경저널 기자 입력 2022.01.31 10:09 수정 2022.02.07 08:27

능력과 애향심을 검증해야 할 구미시장
                                      -소설가 정완식

↑↑ 얼어붙은 금오산 대혜폭포.


오는 6월 1일 예정된 지방선거는 3월 대선에 관심이 쏠린 시기인지라 아직은 표면적으로는 잠잠한 모양이다. 대선을 앞둔 지금 누군들 배짱 좋게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 있으랴. 그러나 들리는 풍문으로는 누구는 어느 누가 지원한다든지, 누가 물밑 활동이 적극적이라든지 하는 말도 무성하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서도 고위인사가 뒷배를 봐 준다는 공공연한 소문이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법이 없으니 그럴듯한 심증도 간다.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은 정당공천 제도이다. 자치를 정치에 종속시켜 정치인의 호족화를 위해서는 지방발전은 저해해도 상관없다는 출세욕 때문이다. 오직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공식이 생겨 출마예정자들은 오직 어느 세도가의 “아전”이면 족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주민은 염두에도 없이 세도가의 사랑방 앞에 아부파 식객으로 꿇어 엎드렸다가 공천장만 받아 내려오려는 사람의 머릿속에 무슨 자치가 있으랴. 그렇게 당선된 자는 또 체급을 불려 똑같은 길을 밟는다.
선거권을 가진 시민들 역시 욕을 하면서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투표를 포기하거나 “아전”을 찍기 마련이다. 지역발전을 위한다던 지방자치는 정당과 정치인을 위한 하수인에 다르지 않다.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행사에 숟가락을 들고 덤벼드는 행세나 할 뿐이다.

 
2000년대까지 구미는 경북 경제를 대표하는 도시로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역외유출과 산업의 첨단화로 인해 현재는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를 겪고 있다. 김관용, 남유진, 장세용 구미시장을 거치면서 구미시는 자치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는가?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은 어떤가? 41만 인구의 올해 예산은 약 1조5천억 원으로 김천의 1조3천억 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며 포항(2조5천억원)과는 부끄럽게도 비교하지도 못할 금액이다. 스스로 사업을 펼 계획은 없고 중앙정부에서 나눠주는 돈만 쓰겠다는 말이다. 국비가 지원되는 큼직큼직한 미래 프로젝트를 세우고 도시와 시민의 삶을 바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는 것이다.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의 대오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번 대선을 생각해보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절차부터 이기고 들어갔다. 후보자들을 1차에서 거르고 2차에서도 걸러낸 후 TV토론을 여러 차례 거치며 정책을 보완하고 약점들을 지적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예선전에서 정권교체에 열망이 많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데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토론에 강하리라 여겨졌던 후보의 몰락과 신선한 후보의 등장을 보고 국민들은 스스로 판단하게 되었다.
그렇게 선출된 후보는 비록 당내 분란으로 지지율이 오르내리기를 되풀이했지만, 여당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되찾아가고 있다.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보는 웬만한 네거티브 맹공에 흔들리지 않았다.
구미시장 선거는 이 절차를 눈여겨볼 만하다. 어느 나리님, 어느 실세님이 찍어 누르는 공천후보의 한계를 20년 이상 겪어 보았다. 능력과 도덕성, 애향심을 검증할 틈도 없었다. 구미의 몰락은 시대의 우연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능력과 애향심을 기본으로 갖춘 후보들을 상대로 시민이 철저히 검증대에 세워야 한다. 구미의 발전에 공헌했는지,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는지, 범죄DNA는 없는지, 애향심과 애국심은 강한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지역 언론들과 유선방송, 시민의 대표들이 지루할 정도로 공개 질문과 답변, 교차 검증을 거쳐 시장 후보를 가려내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
이번 모 대선후보의 경우를 보면 부패한 기초 지방자치단체장 하나가 얼마나 도시를 망가뜨리는지 보았다. 구미에서는 시민이 스스로 그런 독재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난 호에서 쓴 바 선산군수 유진찬(兪鎭瓚)은 을사오적 내부대신 이지용(李址鎔)의 화투친구로 매관매직을 해서 선산에 부임한 이래 관찰사에게 돈을 바쳐 아부하며 군민들에게는 가렴주구를 한 끝에 주민들에게 얻어맞고 쫓겨났다. 그뿐 아니라 1898년(광무2)에는 선산군 향장 심상우가 행동이 선하지 않은 군청 사령 우두머리(都使令)에 분격한 나머지 몽둥이로 때려죽였다. 다시 제2의 유진찬이나 도사령을 보지 않으려면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정당과 선동에 속지 않고 회초리를 들고 시민 한 사람까지 후보의 됨됨이를 알도록 해야 할 것이다. 후보 역시 구미보다 공천을 사랑한다면 유진찬처럼 ‘영원한 역적’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럴 각오가 서지 않으면 또다시 41만 시민 스스로 묘혈을 파는 오욕의 역사를 벗어나지 못한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대경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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