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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砥柱中流39] 역선택을 찬성하는 희한한 사람들

지비저널 기자 입력 2021.09.06 09:16 수정 2021.09.06 09:26

역선택을 찬성하는 희한한 사람들

                               -소설가 정완식

 

지난 주의 이슈는 국민의 힘 일부 대선후보군의 역선택 조항 삭제 반대였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체를 숨기고 들어와 야당의 대선주자 여론을 호도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이것을 그냥 두라는 말이다. 별나디별난 대깨문이 여론을 호도하면서 자신들이 조종하기 쉬운 일부 후보를 밀어 본선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이준석이 당 대표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역선택 의혹이 짙은 것을 보면 아주 재미 들린 모양이다.


대깨문과 드루킹 류의 세력에 의해 지지를 받는 후보는 유승민, 홍준표 등이 대표적인데 이 사람들은 정홍원 경선위원장이 도입을 시사한 역선택 방지조항에 대해 길길이 날뛰고 있는 상황이다. 천하공략에 나설 평범한 자들이 적의 칼을 빌어서라도 아군 맹장을 처치하겠다는 말이다. 아무리 난세라지만 차도살인을 통해서라도 당내 선두주자를 제압하는 발상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자신을 키워준 사람을 탄핵시키고 이준석 대표를 아두로 세워 조종하던 자들이야 원래 ‘사쿠라’ 야당이라 하더라도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후보까지도 해괴한 짓에 가담하니 국민의 힘이 몰락한 것같다는데 당연히 수긍이 간다.

 

민주정치를 대화와 타협이라고 한다. 국익을 위해, 국민을 위해 정도로 가려는 대화와 타협이지 자신의 이익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을 정상배라고 해서 아이들조차도 손가락질하며 업신여기는 부류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총장을 맡았던 윤석열이 야당 대선후보 선두가 된 것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법무부장관 조국, 추미애의 연이은 무리수가 그를 대선주자급으로 올려 놓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의 상승에 의아해했다. 작전세력의 음모는 아닌지, 여당의 인형은 아닌지, 아직도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윤석열은 손발이 묶여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검찰총장이 되어 고분고분하지 않아 권력층의 집중타를 맞았다. 그때 유승민, 홍준표, 이준석은 입도 벙긋하지 않았고, 설사 입을 열어도 여당의 2중대식의 발언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차라리 검찰총장이 야당이라는 인상을 국민들이 받았을 것은 명확했다.

여당 2중대 노릇을 하던 이들은 아직까지 권력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서태후의 말대로 ‘강산을 오랑캐에게 줄지언정 노예에게는 못 주겠다’는 매당(賣黨) 발상인가. 자신들은 지지를 못 받으니 선두주자의 발목만 잡는 짓을 저지르는 셈이다.

 

드디어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에 야당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인 최강욱, 유시민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나타났다. 기다렸다는 듯이 홍준표, 장성민, 이낙연, 이재명, 최강욱, 송영길 등이 일제히 창을 겨누고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사주를 했다면 왜 고발이 안됐냐?”며,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하던 검사들이 다 쫓겨나 야당이 고발해도 수사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의 대리인으로 불리던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장을 받은 김웅 의원은 “기억이 안 난다”며 잠적했다. 김웅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한 유승민 후보는 최대한 기억을 되살리기를 당부한다고 했다는데, 등장인물의 면면을 보면 상세한 사정을 안 봐도 흐름의 감이 잡히지 않는가.

 

대전, 충남, 충북, 세종 등 충청권의 경선결과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와의 격차가 두 배로 나와 여론조사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역선택 찬성한 자들의 모습을 예고하는 듯도하다. 

 

민심은 누구를 지지하느냐의 여부를 떠나 정상적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응원하는 혜안이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같은 선거 개입이나 여론조작 정도로는 도도한 흐름을 막을 수 없다. 비열한 패배자란 낙인을 피하려면 적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정당한 대결을 통해 민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민심과 역사는 참으로 무서운 심판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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