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출신 교수들의 김천 연구 모임인 ‘김천학(金泉學) 콜로키움’의 제20차 연구 발표회가 지난 3월 27일 김천대학교 에버그린홀에서 열렸다. 박인기 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가 ‘김천교육의 차별화와 지자체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발표회는 ‘김천학 연구’를 김천 지역사회가 더욱 관심 있게 주목하기를 바라며, 이에 기여하려는 김천대학교 윤옥현 총장의 뜻에 따라 김천대학교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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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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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회는 주광석 전 김천예술고 교장의 진행으로, 김천학 콜로키움 대표 박인기 교수의 인사말, 김천대학교 윤옥현 총장의 환영사, 박보생 전 김천시장의 축사에 이어 발표가 진행되었다. 발표회에는 마숙자, 박삼웅 전 교육장을 비롯하여 지역 교육계‧문화계의 지도급 인사와 김천시의 김동진 국장을 비롯하여 김천교육지원청의 담당자들이 참석하였다.
발표자 박인기 교수는 최근 경기도 이천 시장과 포천 시장, 연천 군수가 각기 EBS(한국교육방송) 김유열 사장을 만나 교육협약을 체결한 것을 화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EBS가 ‘공공학습센터 프로젝트’를 운영하겠다고 밝히자, 그것을 이천, 포천, 연천 지역에 만들어 운영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 이들 지역의 지자체장들이 EBS 사장을 만난 것이다.
EBS가 구상하는 공공학습센터는 그냥 자료를 비치하고 공부하는 시설이 아니다. 교육적 목표와 상황에 맞게 사용하기 좋은 최적의 교육 콘텐츠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금도 꾸준히 생산‧소통하고 있는) 기관이 EBS이다. 그 EBS가 새로운 AI기반 기획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학습자(학교 학생 포함)에게 유용한 ‘공공학습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데에 왜 지자체장들이 달려갔을까. 또 EBS는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지역의 교육장들을 택하지 않고 시장들을 택하려 했을까.
오늘날의 교육이 학교 범주를 넘어서는, 지자체 내지는 지역사회의 발전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EBS는 이미 알고 있으며, 여기에 남다른 정책적 감수성으로 호응한 일부 지자체장들의 미래적 안목을 읽을 수 있다. EBS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이미 제주자치도에서도 참여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박교수는 현대의 교육은 학교와 더불어 지자체가 일정한 권한과 행‧재정적 책무를 가지고 교육의 동력을 끌어올림으로써 지역사회 다른 영역의 융합적 발전을 꾀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교육 운영 모델은 유럽과 미국의 교육 선진국들이 이미 구축하고 있는, 교육의 뉴 트랜드임을 주목할 것을 그는 말한다.
박교수는 교육을 둘러싼 교육 생태 변화에 눈을 뜨야 미래도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발표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 본다.
교육의 생태 변화는 그간 교육을 일반 시정(市政) 운영과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해 온 지자체와 지역사회에게 어떤 각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육계 내부도 학교의 지역사회화를 위한 각성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교육자치가 내적인 동력을 발휘하는 데에 한계를 가지는 것은, 교육을 학교와 교실의 공간에서만 생각해 온, 그리고 교육에 외부 협치 주체가 들어오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교육 문화와 연관이 깊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현재의 우리 김천교육은 그저 범상하고 평범한 수준에서 낙후될 수밖에 없다. 김천교육을 차별화 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생태 자체가 너무도 많이 달라졌음에 유의해야 한다.
오늘의 교육은 교육 밖의 다른 영역과 불가분의 상관성을 더 많이 가지는 쪽으로 변화되었고, 이런 생태 속에서 ‘학교가 수행할 수 없는 교육(학교 밖 교육)’의 영역들이 빠른 속도로 그리고 넓은 범주로 확장되었다. 교육 전체의 지도에서 학교 교육은 일부분에 속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육 그 자체만의 가치와 작용이란 것은 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 교육은 복지의 일부이고, 교육은 고용의 연속선에 있으며, 교육은 생산성 제고의 기제이고, 교육은 사회 변동의 토대이고, 교육은 글로벌 소통의 프로세스가 되었다.
더욱이 우리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현실 문제를 교육과 관련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자체(지역사회)의 교육적 책무와 권한이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해 정부는 김천시를 교육특구 시범 지역으로 선정하고 향후 3년간 시범 운영을 지원하게 되었다. 김천시는 이 기획을 김천교육의 차별화를 위한 의미 있는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김천교육의 차별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시민사회는 교육에 대한 의식을 혁신해야 한다. 창의적 상상력(Imagination of Creativity)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리더와 지역 시민사회는 교육의 생태를 새롭게 의식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보호막 속에 있어 온 학교교육 또한 지역사회의 교육 동력을 고양하는 지역사회 학교로서의 혁신에 노력을 쏟이야 한다.
이런 인식을 전제로 박교수는 김천교육의 의미 있는 차별화를 위해서 몇 가지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첫째, 김천시와 산하에서 행하는 모든 평생교육 체제를 미래지향의 가치에 비추어 혁신함으로써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교육 혁신과 진화를 도모해야 한다. 지자체는 시민 평생교육의 전체적인 지도(mapping)와 그랜드 디자인(grand design)을 새로운 방향성으로 추동해야 한다. 특히 시민들의 경력 단절 등에 의한 직업 복귀를 도울 수 있는 평생교육 체제를 우선해야야 한다. 지역내 대학이 역할이 중요하다.
둘째, 학교교육에 선한 영향을 주면서도 현재의 학교교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교육 운영 체제를 지자체가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한다. 부모교육은 학부모에게 가정교육의 역량을 길러주는 매우 유효한 통로이다. 부모교육은 민주시민 교육의 자질을 키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가칭 ‘김천시 통합 부모교육 센터’를 운영하여 전국적 모델로 전파될 수 있도록 의욕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부모교육의 교육 콘텐츠는 지역내 교육기관의 전문인력과 협치를 통해 개발할 수 있다.
셋째, 정부가 교육 특구 시범 사업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돌봄 활동 또는 늘봄 활동 구축을 지역의 특화된 방식으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각별한 시도를 해 본다. 이는 지자체 주체의 교육사업의 미래적 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이고, 인구 문제에 접근하는 현실적인 방책이므로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넷째, 학교 밖 청소년 교육을 포함한, 교육 기회 면에서 열등한 자리에 있는 시민들을 위한 교육은 김천시 지자체의 특화 모델을 개발하기를 바란다. 다른 지자제들 어디에서나 평균적 수준으로 하고 있는 교육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학교 밖 청소년 교육 프로젝트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 문제는 복지 가치를 넘어서는 미래 가치, 또는 지역사회 문화 가치를 내포한다.
다섯째, 학교교육 아닌 영역의 교육 문제들을 지자체(김천시)가 모두 감당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사회 내의 모든 기관들이 일정한 학교 기능을 갖는, 그런 교육사회(Learning Society)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적 설계와 지역 시민사회 내의 소통을 위한 지자체 당국의 노력이 기저에 깔려야 할 것이다.
여섯째, 행‧재정적인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 시 의회는 이를 위한 유효한 조례들을 만들고, 시는 전체 재정 대비 교육 재정에 대한 새로은 자표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교육 기능늘 가지는 지역사회 내 각종 기관들 또한 각자의 교육 재정 지표를 의미 있게 관리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 교육활동의 방향과 가치를 꾸준히 혁신한다.
요컨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교육의 책무와 권한을 협치의 차원에서 함께 가져야 한다. 학교 밖 교육의 주체는 지자체‧지역사회가 되어야 하며, 학교 교육과의 거버넌스를 정책과 예산과 전문성으로 키워나가도록 지자체장은 교육 정책 비전을 제시할 수있어야 한다. 학교의 지역사화화 노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선진국 교육의 미래형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방향을 부단히 참조하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