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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윤석열 검찰총장의 퇴진

임호성 기자 입력 2021.03.08 09:21 수정 2021.03.08 09:36

지난 3일 대구를 방문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음날인 4일 퇴임식도 없이 바로 사임했다. 청와대는 1시간 여 만에 사표를 수용했으며, 신현수 민정수석도 교체됐다. 임기를 마치지 못한 검찰총장에다 신현수 민정수석은 2개월 만의 사퇴로 문재인 정부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윤 전검찰총장의 사퇴이유는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수사권을 검찰에서 완전히 배제시키겠다는 것이고, 이러한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 된다. 이렇게 되면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에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웠다.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힘을 다 하겠다”며 사임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의 자기반성은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정치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는 점에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는 반응도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스스로 하는 일이 옳은 일이었다면 끝까지 남아 투쟁하여, 스스로의 안위는 살피지 않고 끌려 나가는 모습이 더 당당하지 않은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윤석열 전검찰총장은 최근 10년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살아온 사람 중 하나이다. 그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이던 지난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전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협의를 적용하는 등 정권과 척을 지는 등 불협화음(?)을 만들었고, 그러한 과정 끝에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의 검사로 물러났으며, 국정감사 중에 한 발언인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강직함으로 대명사처럼 국민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던 2017년 그는 문재인 정권의 등장과 함께 검찰 전반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문 정권 등장 9일 밖에 안된 상황인 2017년 5월 19일,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중앙으로 복귀했으며, 2019년 6월 검찰총장으로 지명돼 7월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한마디로 파격 인사였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 함께 화려하게 검찰총장직을 수행한다. 그러나 조국 전법무부장관 임용과 함께 그의 고난은 다시 시작됐다. 연이어 라임과 옵티머스 비리 사건,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 개입설 수사, 원전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과 대립각을 세워나갔다. 그러다보니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정지와 정직 등을 당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에서 정직(직무집행정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다시 복직한다.

 

그러나 끝까지 버틸 줄 알았던 윤 검찰총장이 사퇴했다. 일부에서는 비난도 받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공정함으로 검찰 직을 평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사퇴의 변에서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함으로 인해 우파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줬다.

 

사실 이미 지난해부터 야권의 새로운 대권주자로 떠올랐으며,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우파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사퇴는 4월 7일 진행될 보궐선거에서 소위 국민의힘 등 우파와 중도를 지향하는 후보들에게 힘이 실릴 확률이 더 높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좋은 일은 아니다”면서 불리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만약 그가 정치를 한다면 그동안 가까이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나 반기문 전유엔사무총장의 사례를 연구했을 것이고 어쩌면 김영삼 전대통령까지 통과의례와 학습 효과 등에 대해 분석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통과의례 중 어느 것, 어떤 모델에 자신을 투영해야 할지는 윤 전검찰총장만이 알 수 있겠지만, 그가 제대로 된 우파 말, 그대로 합리적 보수의 새로운 대권주자가 되길 바라본다.

 

현재 치러질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주자를 살펴보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의 후보 선택은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 것 같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경남 의령군수 선거는 의령군민의 민심과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의힘도 지역민심과 이반된 후보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후보는 그 지역민들에게 맡겨야 한다. 대통령 선거의 바로미터인 서울과 부산의 시장 선거는 어쩌지 못하고, 대중의 관심에서 먼 의령군수 선거는 농락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장 윤석열 전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그는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힘을 받을 사람은 안철수 후보일 수 있다.

 

만약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윤석열발(發) 야권재편은 바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또한 안 후보가 지더라도 ‘안철수와 윤석열’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서 차기 대권 선거에 나설 경우 야권재편의 헤게머니를 가지게 된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어떤 시나리오든 여당에 속수무책으로만 당하고 있으며, 눈에 띄는 대권후보가 없는 국민의힘은 해체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윤석열 전검찰총장의 행보는 아직 첫걸음도 내딛지 않았다, 그러나 우파와 반문 세력은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윤석열 전검찰총장이 예상대로 반문 혹은 우파를 선택한다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주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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