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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RF 소각시설 김천, 기획3> 김천,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임호성 기자 입력 2020.12.15 05:07 수정 2020.12.15 05:29

-김천시민들 “법적 다툼 더 이상 안돼... 만나서 해결해야”
-김천시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규제는 더 강화시키고 신음동에서 이전하라”는 시민 타협안 나와

김천은 2020년을 세계적 펜데믹 현상인 코로나19와 SRF(고형페기물연료) 소각장 문제로 인해 너무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의 방역수칙과 최종적으로 백신이 해결해 주겠지만, SRF 소각장 문제는 아무런 대안 없이 법정 다툼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치킨 게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 법정 다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김천시민들의 중론이다. 이에 새로운 타협안을 조심스럽게 제시하면서 SRF 소각시설 김천, 기획 3부를 마치고자 한다.

 

↑↑ 화재가 난 구미 환경자원화시설(구미소방서 제공)

지난 11월 11일 구미시 산동면에 위치한 구미 환경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및 매립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6일이 지난 16일 오전에서야 초진됐다. 담당과장은 “쓰레기 소각 시설은 하루 200톤(100톤 2기)인데 매일 70~80톤의 생활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히면서 “100톤 처리용량의 소각로 증설이 계획돼 있지만 시설에만 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구미 환경자원화시설에는 현재 3만 여 톤의 소각하지 못한 생활쓰레기가 쌓여 있다. 과연 이 쓰레기는 구미만의 쓰레기일까? 취재 결과 우리 김천의 쓰레기도 존재했다. 김천시 공무원도 인정한 사실이다. 구미 환경자원화시설도 처음부터 구미시 산동면에 위치한 것은 아니었다. 2004년부터 위치선정에 나섰지만 구미시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위치가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현재 위치인 산동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반대와 위치 선정 등 모든 결정이 구미시민들이 이룬 결과였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던 2018년 7월 27일, 제천시민들로 구성된 지정폐기물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시청 앞에서 지정폐기물 재활용업체 공장 설치 반대 집회를 열어 “사람 잡는 시멘트 분진 종합재활용 업체의 공장 설치는 시민에게 재앙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정폐기물 재활용업체 공장 설치에 반대했다. 또한 제천시의회에서도 반대에 나섰다.

 

그러나 제천시가 적극적인 중재안인 ‘시설 부지를 이전’하는 것이 주요 안인 합의문을 도출, 극에 달했던 반대 주민들과 업체의 갈등을 해결했다. 제천시 이상천 시장은 “중재안을 만들기 위해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리고 싶었다. 주민들에게 법적인 하자가 없는 허가사항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은 실익 없이 주민 혼란만 가중시킨다. 환경 영향 평가를 3년간 매년 실시하고 피해가 생기면 시장이 직접 책임지겠다”고 밝히며, 제천시와 비대위 그리고 업체 간 협약하여 다함께 상생발전을 도모 했다.

 

지난 11일 기자와 제천시 담당공무원은 전화 통화를 통해 “현재 업체는 이전을 완료했으며 별 문제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제천시장의 혜안과 통 큰 결단이 성공적인 중재를 이루어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김천 신음동의 SRF 소각장 조감도

현재 김천시 신음동에 위치한 SRF 소각장 문제로 인해 창신이엔이와 김천시는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이 소송에서 창신이앤이와 김천시 중 패하는 쪽은 큰 피해를 볼 것이 예견되며, 민사소송 역시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금이 걸려 있어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상태다. 치킨게임 같은 양상을 두고 김천시장이 결단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김천의 문제는 김천 시민들의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곳 중 한곳은 결정적으로 피해를 볼 법적다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김천시장의 역할론이다. 김천시장이라는 자리는 시민들의 갈등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풀어내는 자리라는 것이 시민들의 의견이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편안하고 대접 받는 시장은 김천에 필요 없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기획 2탄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천시장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다. 즉, 김천시장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법적다툼으로 가지 말고, 시민들과 업체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주문이었으며, 그 중심에 시장의 중재력이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이 법적다툼을 그쳐야 한다는 여론은 창신이앤이(SRF 소각하여 기업체에 스팀제공)가 법적다툼에서 이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니 ‘마냥 시간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비롯됐다. 그 패착은 지난 8월 16일 대구지법 행정1부에서 ‘김천시는 건축허가 변경신청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난 판결’에 기인한다. 김천시가 패한 이 판결이 유지된다면 민사소송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업체 측의 손실액은 늘어날 것이고, 만약 끝내 패배한다면 ‘김천시민의 혈세가 그만큼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이러한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현 김천소각로

그러다보니 김천시민들 사이에서는 “창신이앤이 측에서 개정된 국내 배출기준이나 친환경 LNG발전소 수준보다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하겠으며,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것 등을 약속했지만 좀 더 강화된 규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SRF 소각장을 시내 중심인 신음동에 지을 것이 아니라, 신규 소각장(김천산단내 신규소각장)을 설치하는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는 타협안이 나오고 있다. 환경규제는 더 강화시키고 SRF 소각장을 신음동이 아닌 새로 건립하려는 신규 소각장 주변으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우리는 현재 각종 폐기물처리시설이 필요불가결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일부 시민들의 태도 또한 변화가 있어야 하며, 사업자 측에서도 기 투입된 거액의 비용과 사업지연 등의 문제가 따르겠지만 서로 한발씩 양보하여 대승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SRF 소각장 모든 것은 김천시와 시민이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김천시민의 눈은 이제 법정다툼에서 결론이 나기 전, 김천시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천시장의 역할론이 빛을 발할 때이다. 뜨거운 심장보다는 차가운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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