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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중류

칼럼2> 새해 벽두의 희극

대경저널 기자 입력 2022.01.10 08:09 수정 2022.02.07 08:26

새해 벽두의 희극
            -소설가 정완식

↑↑ 구미 월암정사에서 바라본 일출


새해는 희망의 마음을 담아 덕담을 주고받는 게 풍습이다. 새해 첫날 꿈꾸는 소망이 이뤄지라는 축복의 말들이다.
새해벽두부터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들려온 소식은 날벼락이었다. 정권교체보다는 대선을 이용해 개인의 정치적 야망만 추구하는 국민의 힘 당대표를 윤석열 후보가 다시 감싸 안았기 때문이다. 과반수 국민들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노련함이나 정책적인 경륜이나 사람 좋은 호인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겪어본 결과 엄정한 법 집행의 적임자이니 거꾸로 가는 나라를 바로 잡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반대로 가버렸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많은 국민과 당원들의 지원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당대표의 죄상을 열거하며 탄핵에 나서는 때, 대선 후보자가 구출했다. 해당 행위자와 일확천금을 노리는 여의도 정치떠돌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는 비판이 들끓는 이유다. 이준석 탄핵을 외치던 국회의원들은 졸지에 기사회생한 당 대표와 원수가 됐으니, 앞으로 누가 윤석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 있으랴.
윤석열로서는 원수도 용서하는 포용성 있는 후보자가 되겠지만, 국민과 당원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단순히 그의 해당 행위뿐만 아니라 미꾸라지 물 흐리기식의 삼류정치가 되살아나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에 두고 두고 부담이 될 우려 때문이었다. 더욱이 성 상납당이라는 이미지까지 덮어쓰게 된다. 현 당대표류의 정치를 다시 보는 일만큼 비극이 어디 있으랴.

이 조치로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높아졌다. 윤석열 지지자들의 일부가 이동한 것이다. 옮겨간 사람들 역시 안철수와 합치면 현당대표는 자연히 녹아 없어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윤석열이 차도살인(借刀殺人)을 통해 당대표를 제거하면 또 다른 약점이 된다. 싸워서 쟁취한 권력이 아니라 술수를 동원했다는 혐의를 받거나 국민발암물질을 제거한 안철수는 영웅으로 올라선다.
어쨌든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를 요구한다. 단일화를 거부하면 정권교체는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많아 자칫하면 보수분열의 최대역적으로 손가락질을 받게 되며 누구든 “제2의 이인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안철수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도덕적으로 나무랄 데 없고, 군의관으로 국방의 의무마저 마쳤다. 가족들도 구설에 오를만한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선거를 몇 번 거치며 말이 어눌해 “안초딩”이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얻었지만, 입방정 류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몇 가지 정치인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인재풀의 협소함이다. 국가를 이끌어나가려면 장관, 관공리, 참모 등 많은 일류 인재들이 필요하다. 시민단체, 특정 변호사 단체, 여성단체, 특정지방 출신만 등용해 나라를 절벽으로 밀어 넣은 전례가 있는 터에 믿고 쓸 인재의 부족은 큰 결점이다.
둘째 자당 출신 원내 국회의원의 숫자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된다 해도 탄핵의 노하우(?)를 가진 민주당과 좌파정당, 당대표계를 합치면 정치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3석의 국회의원으로 방어조차 못한다. 윤석열 중심의 단일화는 어쩔 수 없다.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는 불가피하다. 대선 승리는 물론 차기 대선에서도 서울시장 오세훈, 국정을 두루 거친 안철수, 원희룡 등 검증된 대선후보군을 풍부하게 보유할 수 있다. 순간적인 선동이나 함량미달인 사람들로 판을 바꿔 “백년집권”이니 “오십년 집권”이니 하는 좌파를 보면서도 지지율 4% 이내 후보군을 지닌 불안함을 떨쳐 버릴 수 있게 된다.
불안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독종이 못 되는 윤석열과 안철수는 “치세의 명신”은 될 자질이 충분하지만 “난세의 간웅”에는 못 미친다.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권력을 얻을 수는 없다. “난세의 간웅”들인 사람들을 상대하는 두 사람을 우려로 바라보는 게 기우만은 아니다.

전선을 합쳐 윤석열은 이재명 진검승부를 펼치고 내부의 적인 부류의 구정치인들은 안철수에게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안철수는 물론 윤석열도 20% 내외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자들께 희망의 새해인사를 드린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대경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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