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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재 칼럼> 갈항사, 통합의 장 - 김천이 그 중심에

대경저널 기자 입력 2024.12.16 21:23 수정 2024.12.16 21:32

갈항사, 통합의 장 - 김천이 그 중심에
                               -이창재 전김천부시장

↑↑ 이창재 전김천부시장 제공

김천이 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역사와 철학의 요람으로 다시 깨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갈항사가 있다. 부석사에서 갈항사, 그리고 해인사로 이어지는 신라 사상의 길목에 자리한 갈항사는 화엄 사상의 정수가 담긴 성스러운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화엄경은 “모든 존재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하나로 어우러진다.”라고 가르친다. 화엄의 철학은 바로 이런 원리로, 개별 존재와 전체가 서로 의존하며 ‘하나의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한다. 

신라 시대 갈항사는 이 철학이 뿌리내리던 중심지였다. 삼국통일 후 통합과 화합이 절실히 요구되던 시대에, 의상대사는 부석사를 세우고 화엄경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의 제자들은 갈항사에 머물며 신라 사회에 통합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했고, 이 여정은 결국 해인사로 이어져 화엄 사상의 물결을 널리 퍼뜨렸다.

갈항사는 부석사에서 시작된 화엄의 물줄기가 갈항사를 거쳐 해인사로 이어지며 당대 신라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긴 철학적 교량이었다. 갈항사는 당시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루기 위해 존재했던 사상의 요체였다. 그곳은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분열을 통합하려는 바람이 깊이 새겨진 상징적 공간이었다. 부석사에서 시작된 화엄의 꽃은 갈항사에서 피어나 열매를 맺으며, 이후 해인사를 거쳐 시대를 초월한 통합의 사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천에서 다시 세워질 갈항사 3층 석탑은 화엄의 사상적 흐름이 현대 사회에서 다시금 뿌리내리는 상징적 선언이다. 제갈은희 문화해설사(김천시)는 “화엄의 중심이 김천에서 다시 시작된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잊고 있던 공동체와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석탑 복원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는 단지 돌을 쌓는 일이 아닌, 화엄 사상의 여정을 김천의 땅에서 다시 펼쳐내는 일이다.

갈항사는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화엄의 철학적 깊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며, 시대를 초월한 의미를 전한다. 김천에서 피어나는 통합의 길은 단지 과거의 사상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참된 공동체의 의미와 상생의 가치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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